라이프로그


[도쿄] 지젤 (2004) 시판 영상물

2004.4.23, 24

지젤: 디아나 비시뇨바
알브레히트: 블라디미르 말라호프
힐라리온: 기무라 카즈오
바틸드 공주: 요시오카 미카
미르타: 이와키 유키에
투 윌리: 사노 시오리, 코에데 레이코

신쇼칸에서 나온 DVD. 아마존에 올라와 있지 않으므로 링크는 없습니다.
말라호프의 전막 영상은 이 DVD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비시뇨바의 전막은 이 <지젤>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마린스키의 DVD 발매 계획 및 정책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지, 마린스키를 대표하는 프리마 발레리나인 디아나 비시뇨바의 전막 작품은 나올 예정이 없는 것 같네요. 단막 <불새>로 끝내려는 것인지...
그래서 이 영상물은 참 소중합니다. 게다가 비시뇨바가 가장 좋아하는 파트너가 바로 말라호프라고 하네요. 호흡이 잘 맞는 세계 최고의 두 무용수의 영상입니다. 일본 아마존에서도 판매하지 않아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들지만 구해서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전영상으로 말라호프와 비시뇨바의 인터뷰도 있어서,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역할을 만들었는지 잘 알 수가 있었습니다.
말라호프는 처음에는 그저 장난으로 지젤과 사귀었지만 결국은 지젤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연기를 한다고 합니다. 과연 그대로, 말라호프의 알브레히트는 지젤을 정말 사랑한다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지젤이 죽었을 때도 진심으로 슬퍼하는 모습입니다.
비시뇨바의 지젤은 굉장히 사랑스럽습니다. 최근의 연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던데, 영상물로 볼 때는 충분히 좋았습니다. 광란 장면에서의 연기도 자신만의 표현이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과연 비시뇨바라는 느낌으로, 동작 하나하나를 정말 간단하게, 전혀 어렵지 않다는 듯이 해냅니다. 다른 무용수를 볼 때는 '어려운 동작을 잘 해내는구나'라고 생각되지만 비시뇨바의 춤은 보고 있기 편해요.
말라호프의 명성이 어떤 것인지는 2막의 마지막에서 지젤이 떠나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무덤가에서 한걸음 한걸음 멀어질 때의 연기를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듯이, 당장에라도 오열할 것 같은 모습. 말라호프가 전설처럼 불리는 것은 물론 뛰어난 테크닉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완전히 몰입하여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력 때문이겠지요.

조연 중에서는 투 윌리 중 첫번째로 춤추신 분이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페전트 파 드 되는 8인무로 개정되어 있어서, 실제 무대에서 봤을 때는 지루하지 않고 꽉 차게 느껴지겠지만(볼쇼이 발레단 공연처럼) 영상으로 보기에는 조금 복잡했습니다.

영상을 보니 며칠 뒤의 공연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처음으로 한국에 오는 말라호프는 에이프만의 걸작을 바탕으로 과연 어떤 차이코프스키를 보여줄까요?
그리고 비시뇨바는 언제쯤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97년 키로프(마린스키) 발레와 내한했는데,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주역으로 활동했던 시기였거나 입단 직후였을 거예요. 벌써 12년 전이네요. 비시뇨바가 마린스키에서 백조의 호수를 추기 시작한 지 몇년 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몇번 안되는) 마린스키의 내한 때는 늘 백조의 호수를 가져왔기 때문에 오지 못했던 것 같아요.
마린스키에서 비시뇨바의 영상물이 나온다면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돈키호테>는 이미 다른 캐스팅으로 나왔고, <지젤>은 이 영상물이 있으니... 역시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 꼭 다른 전막 영상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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